늘어나고 있는 SUV···교차로 회전시 더 주의해야 한다

최윤영 책임연구원 | 기사입력 2022/11/21 [00:00]

늘어나고 있는 SUV···교차로 회전시 더 주의해야 한다

최윤영 책임연구원 | 입력 : 2022/11/21 [00:00]

 

 우리나라에서 SUV(Sports Utility Vehicle)는 오프로드 주행이라는 본연의 기능 외에도 온 가족이 함께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이른바 ‘패밀리카’로써도 인기가 많다. 

 

그렇기에 자동차 제작사는 다양하고 세련된 SUV 모델들을 소비자 수요에 맞춰 발빠르게 출시하고 있으며 시장점유율 또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3분기 SUV 시장점유율 58% 수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승용차량 판매 대수 중 SUV 점유율은 지난 2013년 30%를 돌파한데 이어 2015년 40%, 2021년에는 54%까지 증가했다. 

 

아직 올해 SUV 공식 판매 점유율은 나오지 않았지만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3·4분기까지 SUV 시장점유율은 58% 수준에 달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런 SUV의 보급 확대는 SUV가 차량 구조상 일반 세단형 승용차량에 비해 차체 구조가 튼튼하고 공간이 넓다는 장점 외에도 레져 활용성, 특히, 최근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른바 ‘차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인기가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SUV는 탑승자 안전면에서 일반(세단형) 승용차량보다 더 우수한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NCAP(New Car Assessment Program) 등 충돌실험 등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SUV 탑승자의 안전과는 반대로 SUV가 증가할수록 보행자 사고 사망자 또한 증가한다는 분석이 있다. 

 

일례로 미국의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를 보면 1990년~2009년 사이 보행자 사망자 수는 6482명에서 4109명으로 감소했으나 2012년을 기점으로 지속상승해 2019년에는 6590명으로 증가해 30년만에 최대치를 갱신했다. 

 

왜 이렇게 최근 10년 사이 미국의 보행 중 사망자 수가 늘어났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 증가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SUV 보급대수 증가가 지적되고 있다. 

 

워싱턴 소재 정책연구소인 Urban institute에 따르면 최근 10년 미국 대형차량 판매량 점유율은 2012년 47%로 다소 하락했다가 지속 증가세로 돌아서 2020년 74%까지 성장했다. 

 

SUV에 의한 보행사고 발생 위험성은 더 직접적인 통계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미국의 정부정책 관련 매거진인 Governing.com의 자료에 따르면 세단의 경우 2009년 대비 2016년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 증가율이 41%인 반면 SUV는 81%로 약 2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SUV는 어떤 경우에 더 위험한 것일까?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에서 2010~2018년의 미국 내 보행자 사고를 분석한 결과 교차로 사고에서 좌회전 또는 우회전을 할 때 대형 차량(SUV)이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것으로 분석됐다. 

 

SUV가 교차로 회전을 할 경우 세단형 승용 차량이 직진하는 경우 보다 좌회전 시 22.7~93.6%, 우회전 시는 0~63.4%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원인은 SUV의 차량 전고가 세단형 승용차보다 더 높아 운전자가 차량에 근접한 보행자를 발견하기 어려운 점과 차량의 반경을 정확하게 인지하기 어려운 점 등을 꼽았다. 

 

또 우회전 대비 좌회전이 더 위험한 이유는 차량의 A필러 위치가 좌회전 시 더 많은 운전자 시야방해를 하기 때문이라고도 설명했다.

 

차량 전고 세단형 승용차보다 높아

 

한편 최근 많이 보급되고 있는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 Advanced emergency braking system)은 직진 주행에서는 효과적으로 작동하나 차량의 회전 시에는 작동하지 않거나 그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이 부분도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의 경우와 달리 다행스럽게도 SUV 시장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최근 10년간(2012~2021년) 인구 10만명당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4.1명에서 2.0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보행자 중심의 교통안전 법령개정, 안전속도 5030 등과 같은 다양한 노력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의 경우 오히려 2012~2019년까지는 37.6%에서 40%를 넘나들며 다소 높아진 비율을 유지하다가 2020년에서야 비로소 코로나와 안전속도 5030 등의 영향으로 35%대로 줄어들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차종-교차로회전을 구분할 수 있는 교통사고 DB가 없어 정확한 분석 수행은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SUV의 보행사고 잠재적(구조적) 위험성은 미국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SUV를 운전하는 운전자들은 안전해진 내 가족만큼, 보행 중인 다른 가족들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개정되고 있는 교차로 우회전 시 통행방법 등 다양한 보행자 보호 관련 법령 개정을 잘 지킬 뿐만 아니라 비보호·점멸·비신호교차로 좌회전시에도 A필러로 인한 시야 가림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윤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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