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시행 18년 맞은 방카슈랑스채널 이제는…

국제회계기준 도입등 보험산업 환경변화 대응 규제 더 완화해야 주요채널로 완전정착

정두영 기자 | 기사입력 2021/09/13 [00:00]

이슈-시행 18년 맞은 방카슈랑스채널 이제는…

국제회계기준 도입등 보험산업 환경변화 대응 규제 더 완화해야 주요채널로 완전정착

정두영 기자 | 입력 : 2021/09/13 [00:00]

▲ 보험사들이 최근 은행의 모바일앱을 통해 방카슈랑스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판매비중‧판매인 수 제한등 큰틀 변함없이 적용

선별적으로 예외사항 추가해 역차별 우려할수도 

 

[보험신보 정두영 기자] 방카슈랑스가 도입된 지 18년을 맞았다. 이 제도는 금융겸업화 추세와 함께 지난 2003년 9월부터 시행됐다. 

 

보험사에는 보험설계사를 대체할 새로운 채널을 제공하는 한편 소비자에게는 원스톱 서비스를 비롯해 상품 선택권을 확대하자는 차원이었다. 

 

현재 전체 초회보험료의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주요채널로 안착했다. 

 

그러나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코로나19, 디지털전환 등 보험산업 환경변화에 따른 대응이 해가 지나갈수록 더 필요해지면서 해당 채널에 대한 규제완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는 특히, 판매비중 제한(25%룰), 온라인 방카슈랑스 모집수수료제도 개선, 판매인 수 제한 등에 대한 규제수위를 낮춰야 한다는 시각이다.

 

◆방카슈랑스제도의 현황=방카슈랑스제도는 현재 보험설계사, GA채널 등과 더불어 주요 보험 판매채널의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은행에서 상대적으로 판매가 용이한 저축성보험의 경우 방카슈랑스채널을 통한 판매가 전체 판매실적의 절반을 훨씬 넘는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고령화의 급격한 진행으로 사적연금의 활성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방카슈랑스채널은 연금보험의 주력 판매채널로서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대면영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은행의 모바일앱을 통한 방카슈랑스영업이 추진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NH농협생명은 지난달 모바일 방카슈랑스 전용 상품인 ‘내맘대로NH건강보험’을 출시, NH농협은행의 NH뱅킹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하나손해보험은 모바일방카슈랑스 전용상품 ‘하나 가득담은 암보험’을 선보였다. 

 

메트라이프생명은 ‘e원화내고 달러모아 저축보험’을 IBK기업은행의 모바일 뱅킹앱 ‘i-One Bank’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라이나생명과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은 신한은행과 손잡았다. 라이나는 ‘암걱정없는표적치료암보험’을 신한은행 모바일 플랫폼 쏠(SOL)을 통해 선보였다. 

 

BNP파리바카디프는 ‘(e)더쉬운자산관리 ETF변액보험III’, ‘(e)안심드림 상해보험’, ‘건강e제일 플러스보장보험’ 등을 신한은행 앱을 통해 판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채널은 다른 판매채널과 비교해 불완전판매비율이 양호한 수준”이라며 “제도 도입 당시 우려했던 설계사의 대량 실직사태도 발생하지 않았고 오히려 2003년 대비 설계사 수는 약 70%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방카슈랑스제도가 도입된 지 18년이 지나고 주요 판매채널로서 안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둘러싼 각종 규제는 제도 시행 이래 18년 동안 큰 틀의 변화 없이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방카슈랑스 규제=방카슈랑스 규제는 다각적인 차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우선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제한적이다. 

 

소비자와 보험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판매상품을 단계적으로 확대한 결과다.

 

2003년 1단계에서는 연금 및 저축성보험과 주택화재보험, 이후 2005년 4월 2단계에서는 환급금이 없는 순수보장성보험, 2006년 10월 3단계에서는 질병과 상해보험으로 판매 가능한 상품을 확대했다. 

 

이후 보험업계의 반발로 전체 상품 판매가 허용될 예정이었던 4단계 시행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현재 생보사의 종신보험,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등 주요 상품은 방카슈랑스를 통한 판매가 불가능하다. 

 

여기에 은행, 저축은행, 증권사 등 금융기관 보험대리점의 점포당 판매인원을 2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보험상품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에게만 판매를 허용함으로써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고 동시에 같은 상품을 영업하는 설계사들의 수익 축소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또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개별 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 보험사 상품의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도록 제한하는 판매총량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점포 내 지정된 장소에서만 영업을 허용하는 등 아웃바운드 영업을 금지하고 있다.

 

◆‘25%룰’ 규제 형평성 고려 목소리=2012년 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이 출범하면서 방카슈랑스 25%룰의 차별적 규제 적용에 대한 이슈가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농협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농협 상호금융 점포에 대해서는 25%룰과 상관없이 판매액의 100%를 농협 생·손보의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예외가 적용됐다. 

 

당초 5년 유예 기간 후 25%룰을 적용하기로 했으나 은행 지점 접근성이 어려운 농어촌지역의 어려움을 감안, 유예 기간이 연장됐고 이같은 상황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후 2017년 출범한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도 다시금 방카슈랑스 25%룰은 예외가 적용됐다. 농협 점포와 마찬가지로 2조원 미만의 금융기관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은 농협과 달리 농어촌지역에 특화된 은행도 아닐뿐더러 케이뱅크의 경우 일부 생보사가 지분 투자한 은행으로 25%룰의 도입 취지에 배치된다는 논란이 발생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에는 금융당국이 최대주주가 동일한 보험사에 대해 방카슈랑스 25%룰 적용을 달리 적용하는 내용의 법령해석을 내렸다. 

 

최대주주가 같은 2개 보험사는 합산총액 33%만 준수하면 된다. 

 

생보사를 추가적으로 인수하면서 2개의 생보사를 보유한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방카슈랑스에 적합한 계열사에 판매 물량을 몰아주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정승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규제 자체의 합리성을 논하기 이전에 현재와 같이 시장환경이 변할 때마다 선별적으로 예외사항들이 추가된다면 규제 테두리 안에서 영업할 수밖에 없는 일부 보험사 입장에서는 역차별을 우려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공정한 시장경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규제라면 형평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두영 기자 jdy0893@insweek.co.kr

 


 

 

▨전문가 진단-차호성 예금보험공사 보험관리실 선임조사역

금리인상땐 매출 민감한 변동 가능성

 

방카슈랑스를 주요 판매채널로 활용하는 생명보험사는 11개사로 동 유형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유형 전체의 87.5%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적 부진을 방어하기 위해 생보업권 전체가 방카슈랑스채널을 강화한 가운데 판매 상품이 많고 모집수수료율이 높은 회사가 방카슈랑스 유형에 포함된다. 

 

전년대비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가 큰 폭으로 증가한 생보사가 있는 반면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체 초회보험료 감소로 방카슈랑스 비중이 90% 이상 유지되는 생보사도 있는 등 세부적인 양상은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7년 이후 전체 초회보험료 중 방카슈랑스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0년에는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가 46.3% 증가했는데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악화를 방어하기 위한 생보사의 적극적인 영업과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발생한 저축상품 대체 수요 증가에 기인한다.

 

이같은 방카슈랑스 편중 현상은 시장환경 변화 등 급격한 외부충격 발생 때 생보사의 자체적인 대응여력을 축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20년 초회보험료 기준 변액보험의 57.3%가 방카슈랑스로 판매되고 있는데 경제환경 변화에 민감한 변액보험 수요의 특성상 방카슈랑스 비중이 높을수록 대외요인에 의한 생보사의 수익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장기채권금리의 경우 방카슈랑스 판매비중과 상관관계가 관찰되고 있는데 이는 향후 금리 인상 국면에서 매출이 민감하게 변동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보험업계의 또다른 요구

“2인만 상품판매 규제 없애달라”

온라인 방카슈랑스 수수료 지급체계도 개선해야

 

업계는 또 판매인원 제한도 폐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은행에서 2인만 보험상품을 판매하도록 한 규정을 없애달라는 것이다.

 

운영인력 제한으로 고객 편의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아웃바운드 영업이 불가능해 보험복합점포 등 새로운 영업모델 운영에 제약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이유다.

 

최근에도 업계 일부에서 금융위원회에 이같은 내용을 건의했다. 

 

생보사 관계자는 “응대할 직원이 2명밖에 되지 않아 보험상담을 받으러 온 소비자가 오래 기다리는 등 불편함이 발생한다”며 “제도 도입 당시에는 불완전판매를 막고 보험설계사의 수익을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종신보험, 자동차보험 등의 판매를 금지시키고 은행 지점당 2인으로 판매인원도 제한을 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휴가가 많은 시즌에는 방카슈랑스 전담판매 직원들이 휴가 등으로 결원이 되면 판매인원이 부족해지는 측면도 있다”고 “우체국보험의 경우 창구의 성격도 은행과 유사하고 비슷한 구조의 상품을 판매하는데도 적용하는 규제를 달리하는 것은 불합리할 뿐 아니라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방카슈랑스채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비대면채널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오프라인 방카슈랑스채널처럼 1차연도에 지급되는 수수료 비중을 높혀야 한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이 주관하는 ‘판매채널 선진화 TF’에서 지난해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를 중심으로 방카슈랑스 제도의 규제완화를 건의했다.

 

은행과 은행계 보험사가 요구하는 방카슈랑스 규제완화는 ▲특정 보험사의 신규판매액을 전체의 25%에서 33% 이내로 확대 ▲은행지점별 보험판매인 2명 제한 철폐 ▲종신보험과 자동차보험의 판매 허용 등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생보사와 손보사를 대상으로 업계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두영 기자 jdy0893@inswe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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