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 별도 법적지위 부여 ‘반려동물보험 변화’ 엇갈리는 시각

“시장확대·진료수가일원화발판”-“오히려보험사기유발등부작용”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1/07/26 [00:00]

동물에 별도 법적지위 부여 ‘반려동물보험 변화’ 엇갈리는 시각

“시장확대·진료수가일원화발판”-“오히려보험사기유발등부작용”

이재호 기자 | 입력 : 2021/07/26 [00:00]

▲반려동물보험의 법적지위가 달라짐에 따라 관련 보험상품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보험신보 이재호 기자] 반려동물보험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동물에 별도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민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어서다. 보험업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시장 확대와 진료수가 일원화 등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과 시장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오히려 보험사기 등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최근 법무부는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동물의 법적 지위를 명시하는 민법 98조의2를 신설하는 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여기에 사람이 반려동물을 죽이거나 다치게 한 경우 가해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 마련도 논의 중이다.

 

반려동물 등에 독립된 법적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은 2017년에도 있었다. 민법 98조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며 별도의 법률에 의해 보호되는 한도 내에서 이 법의 규정을 적용한다’는 조항을 추가하는 민법 일부 개정안이 의원 입법 발의됐었지만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임기만료로 자동폐기 됐다.

 

이같은 민법 개정에 대해 업계 일부에서는 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재 손해보험사들만 반려동물보험을 판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 민법에서 동물을 ‘물건’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 개정으로 물건에서 제외되면 생명보험사도 반려동물보험 판매의 길이 열린다. 여기에 국회에 계류돼 있는 보험업법 일부 개정안도 이같은 예상에 힘을 더한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초 반려동물보험을 제3보험으로 분류하는 보험업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제3보험의 정의에 ‘동물에 발생한 사고’를 추가하는 것이 골자다. 이렇게 되면 반려동물의 사망·후유장애·간병·진단비까지 보장이 가능해진다.

 

현재 반려동물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들은 반려동물 진료비 진료항목별 표준화와 가격공시 제도도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민법이 개정되면 사실상 반려동물보험은 제3보험 영역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반려동물 진료체계가 정비돼 있지 않아 진료비가 동물병원마다 다르게 책정되는 현재 상황이나 제대로 정착하지 않은 반려동물 등록제도가 안착이 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정반대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선 생보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지가 미지수라는 것이다. 현재 반려동물보험의 판매량은 매우 미미하다.

 

국내 반려동물은 약 900만마리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중 보험에 가입된 동물은 지난해 기준 약 3만마리로 전체의 0.3%에 불과하다.

 

가입률이 0.1%였던 지난 2017년보다는 소폭 증가했지만 반려동물시장 성장 속도와 비교하면 매우 더디다. 반려동물보험 시장이 저조한 것은 이처럼 반려인들의 관심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진료비 진료항목별 표준화와 가격공시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사람처럼 건강보험제도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부담금이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다.

 

만약 보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험료를 올려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반려인들의 관심이 더 줄어들 수 있다.

 

생보사의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좋은 상품이 아니다. 향후 어느 정도 시장이 성장된 이후에 뛰어들어도 늦지 않는다.

 

또 보험사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예를 들어 자동차사고로 반려동물이 다치거나 죽으면 받을 수 있는 민사상 배상액도 커진다.

 

현재는 물건으로 취급돼 통상적인 시장거래액 정도만 배상받을 수 있지만 앞으론 실질적인 치료비와 위자료를 줘야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반려동물을 보험사기에 이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도 자신의 신체를 담보로 보험사기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보다 쉽게 반려동물을 보험사기에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망·후유장애·간병·진단비까지 보장하는 상품이 등장하게 되면 그만큼 보험사기 유발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당장 반려동물보험이 제3보험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판매하려는 회사는 찾기 힘들 것”이라며 “문제가 될 소지가 어느 정도 해소되는 시기가 오면 온라인채널을 통해 상품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inswe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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