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글로벌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향후 재보험시장

코로나19‧자연재해가 새 위험보장 수요 확대 반등할 요인으로 작용 ‘가능’

이재홍 기자 | 기사입력 2021/07/26 [00:00]

이슈-글로벌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향후 재보험시장

코로나19‧자연재해가 새 위험보장 수요 확대 반등할 요인으로 작용 ‘가능’

이재홍 기자 | 입력 : 2021/07/26 [00:00]

▲ 글로벌 재보험 전문가들은 대형 재해 등 현행 보험산업의 악재가 위험보장 니즈 환기로 이어져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보험신보 이재홍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대규모 자연재해 등 보험산업의 악재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들의 위험을 보장하는 재보험업계에는 이같은 대형 리스크가 되레 반등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업계가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리스크의 증대는 다시 재보험에 대한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각을 통해 향후 재보험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 요인들을 조명해본다.

 


 

▨고령화

신흥시장 은퇴자금 혁신적 보험솔루션 필요

 

오늘날 인구의 고령화는 전세계의 공통적 특성이다. 통상적으로 고령화가 심화되면 의료 이용량이 늘어 연금이나 건강 관련 보험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위험이 커질수록 보험에 대한 니즈도 증가하게 마련이다. 고령화로 건강보험금과 연금보험 등의 지출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는 보험업계 역시 재보험을 찾을 수 있다. 

 

스위스리 연구소는 이와 관련 신흥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남미와 북중미, 동남아 등 신흥시장의 경우 기존의 마켓보다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 중이다. 오는 2050년에는 65세 이상 세계 인구의 약 80%가 신흥시장 국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근로자의 약 30%만이 공식적인 제도에 의한 퇴직 소득을 충당할 수 있다. 고령 의존도(15~64세 근로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가 세계 평균을 웃돌면서 신흥시장은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갈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COVID-19 사태는 재정 상황을 악화시키고 장기적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정책적 연금 제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스위스리 연구소는 신흥시장 노동인구에 대한 연금저축 격차를 은퇴 후 매년 5조4000억달러로 추정한다. 전체 퇴직 연도에 걸쳐 106조달러에 달하며 주요 선진시장 추정치보다 높은 신흥시장 총 GDP의 3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개인들은 은퇴를 위해 스스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지만 사망률, 질병률, 금융시장 및 장수 위험은 모두 이에 대한 어려움을 가중한다. 

 

이때 생명, 의료, 장애 및 중증 질병보험을 포함한 보증 및 보호보험은 개인의 재무 라이프사이클 전체에 걸쳐 자산의 보다 원활한 축적을 지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변화하는 요구에 적응하는 유연하고 대응력이 뛰어난 보험 혜택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보험 솔루션이 더욱 필요해진다는 것이다.

 

제롬 헤겔리 스위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적절하고 지속 가능한 은퇴자금의 부족은 정부 차원의 지원만으로는 해소될 수 없다”며 “국가와 개인에 더해 민간 보험사들의 강력한 파트너십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위스리는 사망률과 건강 관련 리스크를 고려할 때 신흥시장이 가진 보험료 잠재력을 700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한다. 

 

이 고령화 리스크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공공연금에 생명보험을 포함시킴으로써 신흥시장의 향후 은퇴자금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대형 재해

높아진 보험요율로 재보험사 담보력 향상

 

기후 변화와 인구밀도 증가 등으로 재해의 심도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에 미국 전역을 강타한 허리케인과 산불은 글로벌 재보험시장의 요율 인상을 동반했고 올해 들어서도 수에즈 운하 사고 등 대형 재해가 지속되는 실정이다.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기조로 이미 적잖은 손실을 보고 있었던 재보험사에게 재해는 엎친데 덮친 격이 됐다. 

 

올해 초 대거 갱신된 재보험계약에서는 상당 수준의 보험료 인상이 이뤄졌다. 여기에 COVID-19로 인한 손해가 커지자 일부 재보험사는 전염병 손실에 대한 기업담보 제공을 중단하기도 했다. 

 

상당 수준의 보험료 인상과 일부 담보 제공 중단은 당장 손해율 안정화를 위한 조치였지만 앞으로의 재보험 운영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높아진 보험요율은 재보험사들의 담보력을 향상시켰고 지역별, 종목별, 특약별 갱신조건의 차별화를 가져왔다. 

 

이는 보다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험한 물건에 보다 높은 요율을 적용, 리스크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재해로 인해 요율 상승이 불가피했다는 점도 재보험업계로서는 호재일 수밖에 없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재보험시장은 소프트마켓으로 위험이 커지는데 따른 요율 조정이 어려웠고 이것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물론 대형 재난이 지속 호재로 작용할 수는 없지만 재보험업계 입장에서는 커진 리스크를 보험료로 전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이를 통해 담보력을 강화하면서 향후 예상을 넘어서는 위험이 발생하더라도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게 돼서다. 

 

특히, 각국에서 정책적으로 운영하는 재해보험의 재보험 분야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책보험 특성상 요율 협상에 있어 많은 이득을 취하기는 어렵지만 재해 위험이 커진 만큼 손해율 개선을 위한 의견 개진이 용이해진 덕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운영되는 농작물재해보험도 증가한 리스크에 대한 부담으로 재보험사들이 계약 인수에 난색을 표하면서 위험부담율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상황이다. 

 


 

▨사이버 리스크

사이버 포트폴리오 수익측면 지속 신장

 

손해보험 부분에서는 사이버 리스크 보장 및 온라인보험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사이버 리스크의 경우 중요성이 지속 강조되고 있지만 아직은 초창기로 막대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어 보험사의 리스크 분산이 필수라는 것이다. 

 

비나이 비스왈 국제 보험 전문가는 특히, 디지털문화가 빠르게 활성화된 아시아 지역을 주목해야 할 시장으로 꼽았다. 

 

그는 “COVID-19는 더 많은 소비자의 일상을 온라인으로 이동시켰고 아시아 지역 온라인보험 보급을 확대하는 촉매제가 됐다”며 “이같은 디지털 공간의 확장은 필연적으로 사이버 위험에 대한 보장 수요 증가를 병행한다”고 언급했다. 

 

뮌헨리는 COVID-19가 사이버 리스크를 크게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디지털화의 가속화가 새로운 사이버 위협을 야기하고 손해의 시나리오를 다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COVID-19가 한창이던 2020년 4월 신고된 사이버 범죄가 평년 대비 300%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구글은 매일 1800만건이 넘는 COVID-19 관련 피싱 메일을 차단했다. 

 

뮌헨리는 그러나 아직도 많은 기업이 인가되지 않은 원격 접속, 단순한 비밀번호, 보안되지 않은 네트워크, 개인 기기의 오용 등 원격 근무의 위협과 약점을 모니터하고 확인하는 데 준비가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 

 

또 전세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가상 사설망(VPN)에서 더 많은 공격과 내부적 위협 역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로 인해 사이버보험의 시장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일단 2025년에 200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나 급격한 디지털화에 따라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크다.

 

특히, 상대적으로 보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을 주축으로 보험에 대한 니즈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 뮌헨리는 사이버 리스크를 그룹 전체를 위한 전략적 성장 분야로 선정했다. 복잡한 리스크에 대한 평가와 적절한 가격 제시를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고 내부프로세스 및 보험요율, 네트워크를 지속 개선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토르슈텐 예보레크 뮌헨리 CEO는 “COVID-19로 인한 디지털화의 가속화와 위험에 따라 사이버 리스크의 효율적인 완화를 위해 접근 방법 및 전략을 다시 한번 점검했다”며 “사이버 포트폴리오는 지난 몇 년간 수익적 측면에서 지속 성장해왔고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향후에는 충분히 현재의 성장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COVID-19

경제회복‧원수보험 성장이 큰 바탕

 

▲ 코로나19 팬데믹은 생명에 대한 경각심을 자극, 경기 회복과 함께 생명보험시장 성장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 게티이미지뱅크


전세계를 덮친 COVID-19 팬데믹은 보험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재보험업계에도 악재였지만 이제는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백신 접종률 증대와 억눌려 있던 소비 심리, 이로 인한 경제 회복과 원수보험 성장이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생명보험=우선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분야는 전통적인 생명보험이다. 강력한 팬데믹이 생명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기에 경기가 회복되면 가파른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줄리앙 데스콤스 엘립스라이프 CEO는 “스위스리를 비롯한 여러 보험사는 수년 동안 증가하는 사망률 보호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대부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차이는 유지되거나 심지어 증가했다”며 “가족을 잃게 한 COVID-19는 생보의 가치에 대한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유의미한 판매 증가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는 COVID-19가 야기한 어려움의 여파라는 설명이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새로운 보험을 구매할 여력이 없었고 보험 가입의 주요 창구인 브로커와의 대면 대화 등이 보류되거나 지연됐다는 것이다. 

 

긍정적 측면에서는 생보에 대한 인식 전환을 꼽았다. 엘립스라이프가 지난해 영국과 미국, 스페인에서 진행한 소비자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0%가 COVID-19로 인해 생보 가입을 고려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COVID-19를 대유행으로 선포한 2020년 3월부터 5월 사이에는 구글에서 생보를 검색한 트래픽이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50%나 늘었다. 

 

데이콤스 CEO는 “대유행이 잦아들면 고용이 안정되고 대리인과 금융 자문가가 대면 회의에 복귀할 수 있다”며 “이같은 전통적 상호작용과 생보 구매 의지를 결합하면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홍 기자 ffhh123@inswe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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