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보험영업에서의 규제는 필요악이다

전성원 LP | 기사입력 2021/06/14 [00:00]

오피니언-보험영업에서의 규제는 필요악이다

전성원 LP | 입력 : 2021/06/14 [00:00]

보험은 참 특이한 영역이다. 위험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사회가 모두 커버하지 못하는 안전망이란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데도 정작 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부정에 가깝다.

 

산업 규모와 무관하게 모든 금융업권 중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꼭 필요하지만 잡음이 많은 것, 그리고 소비자에게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것, 그래서 보험산업은 각종 규제의 적용을 받으며 운영되고 있다.

 

계약체결위한 준비 너무 많아

 

업계에 몸 담고 있는 입장에서 볼 때 작금의 규제는 필요악이다. 현재 한 건의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보험설계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은 너무나 많다. 

 

사회적으로 소비자보호가 가지는 가치가 커질수록 우리의 의무도 이에 비례해 늘어난다. 솔직한 심정으로 어떤 것들은 불필요하다고 느낄 때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 필요악에서의 주체는 ‘필요’에 있다. 영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번거롭고 불편하며 또 거슬리는 일이지만 규제가 없으면 더 큰 문제들이 야기될 수 있어서다.

 

보험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사적 계약이면서 굉장히 어려운 분야라는 점이다. 방대한 약관과 계속되는 변화 등. 이로 인한 어려움은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에게도 그러한데 일반 소비자에게는 어떨까? 

 

사적 계약이라는 것은 상호 합리적인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 오랜 기간 적지 않은 댓가를 지불하며 보험을 사는 소비자는 당연히 소요된 비용만큼, 혹은 그 이상의 효용을 기대한다.

 

이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부당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흔히 볼 수 있는 ‘가입할 땐 다 보장된다더니’ 하는 식의 민원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서 금융감독당국은 보험, 보험영업에 규제를 두고 있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소비자가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설명(충분히, 상세하게, 사실만)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당연한 조처다. 설계사에게는 찰나의 귀찮음일 수 있는 문제지만 우리가 소비자들에게 인생과 가족, 미래를 위한 상품이 보험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떠올려본다면 규제로 인한 사회적 편익의 차이는 극명하다. 그래서 영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악’이지만 우리 사회엔 ‘필요’한 것이다.

 

최근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영업현장에서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필자 또한 모든 규제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굳이? 왜? 라는 의문이 드는 부분도 있고 다른 방식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느끼는 부분도 있다. 

 

천천히 정직하게 풀어나가야 

 

그러나 아직은 시행 초기다. 대다수의 규제처럼 착오와 진통, 부작용에 이은 사회적 논의와 면밀한 검토를 거쳐 향후에는 보다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는 말이 있다. 보험처럼 복잡한 프로세스로 이뤄진 산업구조에서의 규제도 결국은 같은 맥락이다. 

 

최소한 이렇게는 하지 않아야 하는 것, 이것만큼은 지켜야 하는 것. 이같은 것들을 공식적으로 명시해놓은 것이 규제다. 금소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실상 이는 원래부터 하지 않았어야 할 행위이지 않은가?

 

근래 포털에 게재된 보험 소비자 피해 관련 기사들을 보면 네티즌들의 반응은 차갑다. 10개의 댓글 중 7~8개는 설계사에 대한 불신을 담고 있다. 

 

정도를 벗어난 영업으로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그만큼 많다는 방증일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보험, 그리고 설계사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 않다. 

 

천천히 또 정직하게 풀어나가야 할 문제다. 적어도 나와 연을 맺은 고객의 인식은 바꿔나가겠다는 한걸음, 한걸음이 쌓여야 한다. 언젠가는 지금의 불합리한 규제를 불필요한 것이라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전성원 LP푸르덴셜생명 스타지점·MD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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