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보험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은 소비자의 신뢰회복이다

이강일 | 기사입력 2018/06/25 [00:00]

오피니언-보험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은 소비자의 신뢰회복이다

이강일 | 입력 : 2018/06/25 [00:00]

요즘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해 모르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되기 십상이다. 그만큼 제4차 산업혁명이 뜨거운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보험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보험금지급,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이용한 피보험자의 건강체크, AI(인공지능)를 이용한 고객응대 등이 빠르게 연구되고 실제 업무에 적용될 예정이다.

신뢰없으면 금융은 존재할 수 없어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기술개발이 업무 효율성을 높여 보험사나 고객 양자에게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그것이 보험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는 있으나 4차산업이 보험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다.

원점으로 돌아가 보험은 무엇인가? 보험은 금융업의 한 종류이다. 금융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거래상대방에 대한 신뢰이다. 거래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금융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그렇다면, 보험산업은 현재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고 있는가? 보험사와 소비자 사이에 강한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가 금융감독원의 민원 1순위가 보험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보험문화가 국내에 자리잡고 있기에 금감원 민원 1순위가 보험이 된 것일까? 이 질문에 몇가지 주제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번째, 수당 위주의 판매관행이다. 요즘은 법인보험대리점(GA)에 의한 불완전판매가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GA는 한 보험사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곳이다. GA가 제대로 역할을 한다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질 것이고 상품을 비교해 가입할 수 있기에 충분한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

반면, GA의 우월적 지위를 통해 보험사를 압박해 소비자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해 여러 보험사에 수당 인상 경쟁을 붙인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된다. 자신의 수당 위주 판매를 하게 되면 개별 소비자의 니즈는 전혀 고려되지 않는 상품을 판매하게 될 것이고 이는 소비자의 민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두번째, 보험금 지급 분쟁이다. 현재 진행중이기도 하며 과거부터 반복돼 오는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에 대한 분쟁이다. 얼마전 TV에서 한 보험사 전속 설계사가 자신이 가입한 암보험계약에서 보험금 지급 요청이 거절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물론 고의적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것이 아니고 착오가 있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러나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자세히 설명해 오해를 풀기보다는 소송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방향성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소비자가 왕이라는 소리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보험사는 많은 인력과 정보가 집중돼 있다. 그런 보험사가 소비자 개인을 대상으로 법적으로 문제를 풀겠다는 방향은 적절하지 않다.

세번째, 보험사의 수당을 높이기 위한 상품설계이다. 보험사도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을 개발하기보단 수당을 높여 설계사가 끌릴 만한 상품을 개발하고자 한다.

보험사는 GA의 과도한 수당인상 요청을 제재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그것이 GA가 스스로 만들어낸 문화일까? 보험사가 전속 설계사에게 판매를 유도하기 위해 만들었던 문화가 GA라는 공간으로 옮겨 간 것은 아닐까? GA가 보험사보다 우월적 지위를 점유하지 못했을 때도 GA에 대한 이슈가 문제시 됐을지 의문이다.

사고와 경제적 손실보장 인식 중요

위의 문제점들은 한 곳을 향하고 있다. 바로 돈이다. 보험에서 중요한 것이 거래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아니라 판매인의 수당으로 귀결되고 있다. 문제가 있을 때는 항상 그 시작점을 다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보험은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경제적 손실을 보상해주는 사회제도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니즈가 있는 사고를 보장해 준다는 믿음과 경제적 손실을 제때 보상해 준다는 신뢰이다. 지금 국내의 보험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은 제4차 산업혁명이 아니라 소비자에 대한 보험산업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항상 기본에 충실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성균관대 글로벌보험연금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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