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09월 26일 제1457호
보험상품제도 ‘선진화 흐름’ 적극 반영한다 [2017-09-11]
정부정책·인구구조등 시대변화 수용…업계 건의에 금융당국 긍정적


<보험신보 이재호 기자>현재 보험업계와 금감원이 가장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는 것은 자녀보험 가입절차와 상품 구조 변경이다.

특히, 임신 중 가입하는 자녀보험에 대해 모(母) 1인의 자필서명으로 계약이 성립하도록 가입 관련 서류 간소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자녀보험의 가입 트렌드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과거에는 자녀가 출생했을 때 가입하는 상품이었지만 최근에는 태아 때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10세 미만 어린이의 자녀보험 가입률은 2007년 67%에서 2012년 87%, 2016년 92%로 늘어났다. 또 태아 때 자녀보험에 가입한 비중도 2007년 31.2%, 2012년 73.6%, 2016년에는 80.1%에 이른다.

업계는 둘째 출산율 저하와 산모의 고령화 등으로 자녀뿐 아니라 임신 및 출산 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까지 자녀보험에서 보장받고 싶어 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현재의 자녀보험이 자녀뿐 아니라 임부도 같이 보장받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 된 만큼 가입부모 2인의 자필서명을 받도록 돼 있는 절차를 모(母)의 서명만으로 가능하도록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업계 일부에서는 법적인 분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절차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행 민법 제3조에서 태아는 출산 전까지 상속을 제외한 법적권리 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반면 보험사들은 과거 금감원 권고와 향후 법적분쟁의 원인을 제거한다는 차원에서 민법 제909조 제2항 ‘친권은 부모가 혼인 중인 때에는 부모가 공동으로 행사한다’라는 규정에 맞춰 태아나 미성년자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계약의 경우 부모 2인의 자필서명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태아를 대리할 법정대리인이 없다는 법원판례가 계속 나오면서 자녀보험 가입 때 부모 모두의 자필서명을 받는 것이 오히려 법적인 분쟁을 일으킬 소지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산모가 현실적으로 외부활동이 힘든 만큼 태아 때 자녀보험에 가입한 출생자의 개인정보변경 및 처리 때도 친권자나 법정대리인 1인의 지점방문으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정부부처와 협의 후 절차 간소화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보험감독국 보험제도팀 관계자는 “태아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계약 체결 때 부모 모두 자필서명을 반드시 받도록 하는 규제는 없다”며 “다만 민법 제3조와 민법 제909조 제2항의 해석과 적용에 관한 문제인 만큼 금융위를 비롯해 관계부처와의 협의와 법령해석 등이 필요하며 그 결과를 보고 방안 마련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생보사들은 금융위와 함께 15세미만 어린이 전용 변액보험과 저축성보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상법에서는 15세미만 어린이에 대한 사망보장이 금지돼 있다. 반면 보험업감독규정에서는 변액보험 및 금리연동형보험에 최저사망보험금 설정이 의무화돼 있다.

이로 인해 15세미만 어린이를 피보험자로 한 변액보험이나 저축성보험은 개발이 불가능해 변액연금보험이나 부모를 주피보험자로 하는 연생보험으로 계약을 설계해왔다.

중소형 생보사들은 문재인 정부의 국민건강보험 보장 확대에 따라 특정암을 보장하는 단독 암보험 상품 판매를 허용해 달라고 금감원에 요구하고 있다.

금감원은 그동안 특정암 보장 상품으로 인해 오히려 암보장 공백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설명 미비 등으로 인해 모든 암을 보장하는 것으로 오인해 가입하는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그러나 의료 기술 발전으로 완치 가능한 암들이 많아졌고 정부의 건보 보장 확대정책으로 치료비 부담보다는 이후 생계보장에 대한 니즈가 커짐에 따라 완치율과 일상생활 복귀율이 높은 유사암, 소액암보다는 일상생활 복귀가 어려운 중증암만 보장하고 보장금액이 높은 상품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현재처럼 모든 암을 보장하는 것보다 특정암만 보장하는 상품이 오히려 보험료를 낮출 수 있어 1인 가구의 보험가입률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 5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암보험 가입률은 39.9%였으며 미가입자 중 향후 가입의향률은 26.5%였다.

또 1인 가구의 신규 가입 희망 보험료는 월 10만원 미만이 58.9%로 가장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고액암이나 중대암으로 구분되는 암질환만 보장하는 상품을 선보이면 소비자의 상품 선택 폭이 넓어지고 보험사도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금감원 역시 기존 입장과 달리 상품판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2017-09-11 / jhlee@inswe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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