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 트렌드를 전망하는 각종 도서들이 서점에 진열되곤 한다.
금융 분야뿐 아니라 부동산과 IT 등 경제 다방면을 분석하고 향후 트렌드를 가늠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13년동안 보험시장을 경험해 온 필자는 2023년 보험시장 역시 업계와 고객들에게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우선 1월부터 시행되는 국제보험회계기준 IFRS17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FRS17은 보험부채의 평가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그동안 보험사는 보험판매 후 고객이 납입하는 보험료를 원가로 산정해 보험료를 계산했지만 올해부터는 시가로 평가하게 된다.
흥국생명이 지난 2022년 12월14일 이사회를 열고 2800억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확정한 것은 지급여력비율(RBC) 때문이었다.
RBC비율이란 지급여력금액을 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눈 비율로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 때에 지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인데 흥국의 RBC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를 밑돌면서 재무건전성 개선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적용하는 IFRS17은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더욱 엄격하게 가늠하게 된다. 통상 금리 인상기 때는 충당금을 줄이고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지만 IFRS17의 도입으로 이례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일반 고객들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보험은 우연히 발생하는 사고나 질병을 보장하기 위한 금융상품이다. 그리고 통상 20~30년을 납입하는 장기상품이다.
이 보험료를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예정이율인데, 그전까지는 이 예정이율이 가입 시 결정됐다.
간단히 말해 보험사가 향후 고객에게 줘야 할 보험금을 매달 내는 보험료에서 미리 빼두는 것인데 이것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빌린 부채 개념이므로 이자를 정해 보험료 할인을 해줘야 한다. 이것이 ‘예정이율’의 개념이다.
지금까지는 이 예정이율이 원가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가입 시 정해진 예정이율이 만기 때까지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IFRS17 도입으로 예정이율이 시가로 변경되면 매년 변경된 부분을 바탕으로 계산을 다시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공시이율처럼 시중금리에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상품구조나 보험사별 전략상품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작년 말부터 이러한 변화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
김은래 본부장 더베스트금융서비스 강서사업단 <저작권자 ⓒ 보험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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