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전문가 지상간담회···분야별 전망과 전략[상품트렌트]위기는 기회···급할수록 돌아가라 상품 포트폴리오·유통구조 고도화 긴호흡으로 가야한다▨정홍주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소비자서비스 진정성있게 약관 등 개선 필요
보험업의 특성상 편안한 새해를 찾기 어렵지만 2023년은 더욱 어려운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성장 경제, 고금리로 인한 고객 이탈과 보험수요 감소, 디지털화 적응, IFRS17과 K-ICS의 시행 등 난제가 동행하는 새해이다.
경제전문기관들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율 전망치는 1.7% 내외이고 지난 11년간 최고수준인 3.25% 기준금리도 당분간 꺾일 가능성이 없다.
저성장 그리고 금리상승기에는 금리적응력이 낮은 (생명)보험에서 은행상품이나 채권 등으로 고객의 갈아타기 또는 생활자금 확보를 위한 보험계약 해지가 빈발해 보험사는 유동성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COVID-19로 가속화된 비대면 접촉과 거래는 보험영업의 디지털화를 가속적으로 요구하며 보험부채의 시가평가와 회계의 투명성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IFRS17과 K-ICS의 시행으로 재무건전성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재무건전성은 고객서비스 수준과 상관성이 높아 흔히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 영업행위 건전성도 악화되는 바 보험업이 악순환의 고리에 진입하고 감독기관도 더욱 바빠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업 중 대표적으로 선불시스템을 근간으로 하는 보험업은 신뢰가 핵심성공요인인데 소비자 신뢰를 잃으면 이른바 ‘無信不立’ 상태가 될 수 있다.
한편 위기는 기회이고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2023년은 보험업계가 변신할 좋은 기회이자 차분하게 산업을 가다듬는 해가 될 수 있다.
IFRS17과 K-ICS의 도입은 단기성 물량위주의 저축성보험 영업을 지양하고 중장기 고부가가치 보장성보험으로 상품구조를 변환할 것을 요구한다. ‘진심’ 보험으로의 변화와 이에 수반되는 긴 호흡, 유통채널과 경영전략의 수정이 필요하다.
스위스 출생의 ICS의 한국형인 K-ICS를 ‘킥스’라고 칭하는 국적불명의 저급한 성급함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K-Pop, K-Drama, K-Food가 국제적으로 회자되는 상황에서 K-ICS(케이아이씨에스)로 천천히 부르고 어원도 분명히 하고 세계적 모범으로 발전시키려는 여유도 필요하다.
소비자서비스도 진정성있게 개선돼야 한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필자가 지난해 발표한 ‘해상보험약관 사용의 국제비교연구’에 의하면 영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은 2009년에 개발한 최신약관을 사용하나 한국은 1963년형 구약관을 아직도 사용중이다.
일본은 2009년 최신 약관이 등장하자 보험업계가 나서서 화주(무역업자)와 은행을 설득해 최신약관 사용화를 주도했다고 한다.
반면 한국은 바꿀 이유를 못 찾아서 구약관을 그대로 사용중이라니 현상유지편향이 심하고 고객지향성이 낮다고 아니할 수 없다.
세계적 표준 약관은 나름대로 이유와 필요성이 있어서 개정하는데 와인이나 친구처럼 오래된 것이 좋을 수 없다.
세계 6대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보험사는 개인고객은 물론 (중소)기업고객에 대해서도 ‘진심’ 도움이 되는 벗이 되어야 한다.
최근 ESG투자나 경영 필요성의 부상으로 윤리경영 또는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이 화두이다. 보험사의 주주, 근로자, 협력업체, 고객이 모두 Win-Win하는 길은 긴 호흡을 가지고 각자의 권익을 존중해주며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영업실적(규모)의 중요성을 낮춰보는 것이다.
수십년간 주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해 오늘날 주당주가가 5억원이 넘고 투자자와 소비자의 신뢰 그리고 근로자의 자긍심이 높고 점심한끼 같이하는데 수십억을 낼 정도로 CEO가 존경받는 Berkshire Hathaway같은 보험사가 한국에서도 등장하는 첫걸음이 시작되는 2023년 새해가 되기 바란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 실장·김해식 연구조정실 실장 저축성 헤지리스크 대비 장기대체투자 확대
○···생명보험의 변액 포함한 보장성보험은 신상품 개발 위축으로 종신보험 부진이 지속되면서 질병·건강보험 중심으로 전년대비 2.3% 성장할 전망이다.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 확대, 보험설계사 판매수수료 체계 개편 등은 보험료 성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이 가운데 보험사는 IFRS17, K-ICS 시행에 따른 보장성 확대전략과 질병 및 건강성상품의 개발 노력은 지속될 것이다. 일반저축성보험의 경우 저축보험의 상대적 금리 경쟁력 약화 등으로 2.0% 감소된다.
반면 연금보험은 공시이율 상승과 은퇴인구 증가 등으로 신규수요는 회복될 것이다. 변액저축성보험은 6.9%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지만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둔화 가능성,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가 악재다.
여기에 투자심리 위축과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해지로 기존 계약의 이탈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손해보험의 장기 상해·질병보험은 6.7%, 운전자·재물 등 기타 보장성보험은 1.7% 증가가 예상된다. 상해·질병보험은 건강보장 수요의 꾸준한 증가와 갱신보험료 유입이 호재다.
운전자보험은 운전자 배상책임 강화로 기상도 맑지만 재물보험과 통합형 보험은 흐리다. 자동차보험은 보험료 조정, 자동차 등록대수 증가 둔화, 온라인 채널 확대 등으로 1.1% 성장에 그칠 것이다.
일반손해보험은 5.9%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화재보험 1.2%, 해상보험 3.9%, 보증보험 2.5%, 특종보험 7.1% 등이다.
한편 업권 퇴직연금의 수입보험료는 생보 2.4%, 손보 5.0% 증가가 전망되지만 IRP 시장 확대 추세로 은퇴경쟁은 더 심화될 것이다.
○···보험시장은 경기 불확실성, 제도 불확실성, 수요 불확실성이라는 장·단기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해 해외투자 환헤지와 대출관련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향후 저축성보험 헤지 리스크에도 대비해야 한다. 각론으로 보험사는 고물가 대응 보험금 관리와 함께 장기대체투자를 늘리고 시장안정펀드에 집중하면서 장기투자자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금융당국 역시 시장왜곡을 최소화하는데 규제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히, 시장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하고 확장성있는 사업모형으로 전환하는 것도 적극 모색할 시점이다.
▨상품트렌드-이진희 한화생명 상품개발팀 파트장 CSM비중높은 건강·암보험이 주력상품 역할
IFRS17 적용후 보험부채는 시가평가 돼 신계약의 원가와 마진으로 구분해 적립된다. 크게 3가지 요소인 CSM(계약서비스마진), RA(위험조정), BEL(최선추정부채)로 구분된다.
이 중 마진에 해당되는 CSM은 신계약에서 발생 예상되는 ‘미래 마진’의 현재가치로 판매시점에는 부채로 적립되지만 이후에는 매년 이를 상각해 이익화한다. CSM은 보험사의 미래이익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고 이는 재무제표상에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판단지표도 CSM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영업, 상품, 자산운용 전략 전반의 경영활동이 CSM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다.
향후 보험사는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상품 중심으로 영업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매출확대 등에 효자역할을 했던 저축성은 IFRS17이 도입되면 매출로 인식되지 않으므로 비중은 축소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발생한 단기유동성 리스크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방카슈랑스채널 등을 통해 유지될 수는 있다.
보장성 중에서도 CSM 비중이 높은 건강보험, 암보험 등이 주력상품이 될 것이다. IFRS17에서 손익은 CSM 등에 의한 예상이익과 예실차(예상과 실제의 차이)로 구성되므로 예실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도 중요하다.
건강보험, 암보험 등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손해율 관리를 하고 있고 종신보험에 비해 사업비 측면에서도 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더 매력적인 상품이다.
그러나 이 상품들은 생·손보 업권에서 모두 판매 가능한 제3보험영역으로 업권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한화생명은 주력 시그니처암보험을 중심으로 상해, 건강, 간편보험 등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구축한다. 무엇보다 시장과 고객 니즈변화에 맞춘 일반보장성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상품트렌드-조윤석 농협생명 경영지원부 홍보팀 팀장 마이데이터와 결합 초개인형 미니보험 등장
보험산업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및 패러다임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빅테크 플랫폼의 금융서비스 확대, 2인 미만 가구의 증가, 팬데믹 이후 3高현상을 고려할 때 전통적 종신보험에서 특정 부위·질병·재해만을 제한적으로 보장하는 저렴한 미니보험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이에 따라 개인의 직업, 소비 패턴, 거주 지역, 식습관, 가족력 등 마이데이터와 결합한 초개인형 미니보험도 가까운 시일 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산업 발전에 따른 보험영업의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지난해 경쟁적으로 출시한 디지털 헬스케어가 대표적인 사례다.
헬스케어 앱에서는 의료, 건강, 리빙, 게임 등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해당 플랫폼을 통해 보험, 은행, 자산관리 등 복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여 수익성 사업으로 확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아직 유의미한 수익성 모델은 없는 상황이지만 성장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는 헬스케어와 보험의 융합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연계 상품 개발에 많은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저해지 연금보험시장도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다. 2022년 11월 금융감독원은 보험분야 규제개선 방안 중 하나로 연금보험의 중도환급률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중도해지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앞으로는 연금 수령액을 우선시해 상품 개발이 가능해졌다.
현재 연금보험 대비 보험료가 저렴하고 고금리 시장상황에서 금리경쟁력과 함께 연금 수령액도 증가해 시장 선점을 위한 보험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정돼 있다. 올해 하반기쯤 저해지 연금보험이 시장에 나올 것이다.
▨상품트렌드-김준엽 한화손해보험 상품개발1파트 파트장 IFRS17 영향 인보험 중심 판매경쟁력 심화
지난 몇 년간 장기손해보험시장은 매출 증대와 신규고객 창출을 위해 상품의 이슈를 적극적으로 만들면서 소비자의 보험니즈를 창출해 왔다.
또 이같은 이슈가 발생했을 때 각사의 상품이나 영업력을 집중적으로 투하해 단기간 매출을 극대화하는 시장 흐름을 보였다.
2021년 이후부터 보험상품의 보장 경쟁력을 기반으로 대형 GA 중심의 상품 가격에 대한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IFRS17이 적용됨에 따라 CSM이 높은 인보장 상품을 중심으로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손해보험은 종합보험, 자녀보험 등의 인보험 상품의 판매경쟁력 강화를 2023년 최우선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대표브랜드인 간편심사보험 WELL100에 대해 업계 경쟁상품 대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 추진해 나갈 것이다.
각론으로 ▲유병자 고객을 더욱 세분화해 각 그룹별 유병력에 맞는 가장 합리적인 보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상품을 업그레이드하고 ▲유병력자 스스로 건강에 관심을 갖고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운영, 고객과 윈윈할 수 있는 상품을 적극 론칭할 방침이다.
이어 ▲유병력자를 위한 신규보장도 지속적으로 개발해 유병자 보험의 발전에 기여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사내 공모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신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보험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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