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美 보험감독관협의체 ‘펫보험 모범규정’ 공식채택

용어 정의-보험 판매 관련규칙-주요 공시사항 명료하게 정리. 소비자 보호 구체적 장치 설정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2/09/26 [00:00]

특집-美 보험감독관협의체 ‘펫보험 모범규정’ 공식채택

용어 정의-보험 판매 관련규칙-주요 공시사항 명료하게 정리. 소비자 보호 구체적 장치 설정

이재호 기자 | 입력 : 2022/09/26 [00:00]

 

▲미국 펫보험 시장은 지난해 27%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애완동물건강보험협회(NAPHIA) 홈페이지

 

[보험신보 이재호 기자] 미국 보험감독관협의체인 NAIC (National Association of Insurance Commissioners)는 지난 8월 펫보험에 대한 모범규정(Model Law)을 공식 채택했다.

 

미국 내 반려동물의 수와 펫보험 가입 건수가 급증하면서 불완전 판매 사례 등 소비자의 불만이 증대되고 있어서다. 주로 보험계약상 용어의 혼란, 보장담보에 대한 불충분한 설명, 보험금지급 요건에 관한 계약자·보험사 간 입장차 등이다.

 

그동안 펫보험에 특화된 통일된 기준이 없어 각 주(州)별로 펫보험을 다룰 수 있는 규정이 서로 다르고 혼재된 상황이었다. NAIC은 이에 따라 약 6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펫보험 특성에 맞는 모범 규정을 마련,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중인 펫보험은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입원과 치료비를 중점보장하는 상품이다. 통상 단기손해보험으로 판매되며 담보 종류에 따라 상해, 상해 및 질병, 기타 웰니스(Wellness) 보장 형태로 구분된다.

 

지난해말 시장규모는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약 26억달러에 달하며 약 400만마리가 가입돼 있다. 미국애완동물협회(APPA)가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가정의 70%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치료관련 비용은 연 32억달러이상으로 나타나 시장 팽창이 낙관적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입 경과

 

미국에서 펫보험 모범규정의 필요성이 부각된 것은 2016년부터다. 당시 펫보험의 판매 자격증 형태를 두고 보험업권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존재했다. 크게 두가지 방식이었는데 전체 손보 판매 자격증 또는 펫보험 한정 판매 자격증이었다.

 

이에  NAIC 산하 ‘보험 판매 자격 TF’는 이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전 펫보험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모아놓은 ‘펫보험 백서’를 작성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2018년에  NAIC 전체 회의에서 손보 위원회는 보험 판매 자격 TF의 펫보험 백서 작성 요청 사안을 승인, 2019년에 펫보험에 관한 포괄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A Regulator’s Guide to Pet Insurance’를 발간했다.

 

이 백서에는 펫보험의 역사, 보장 담보 옵션, 요율산출 예시, 소비자 불만 사유, 규제상 이슈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겼다.

 

또 위원회는 산하에 ‘펫보험 워킹그룹’을 신설하고 펫보험의 모범규정 개발의 필요성을 검토하도록 했다.

워킹그룹은 2019년 10월 초안 작성에 착수했으며 모범규정의 초안을 만든 이후 수의사, 소비자, 보험사, 보험중개업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20여 차례의 세미나, 토론을 통해 규정 주요 내용에 대해 검토 및 수정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2021년 8월 모범규정 채택을 결정하고 NAIC 전체 회의에서 위원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모범규정의 추가 수정·보완 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워킹그룹은 3차례에 걸쳐 회의를 개최하고 추가 수정 사항 들을 논의하며 2021년 11월 모범규정 1차 수정안을 내고 승인을 요청했지만 NAIC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집행 위원회에서는 수정을 요구했다. 

 

이후 약 10개월의 시간을 들여 2차 수정안을 마련, 2022년 8월에 NAIC 전체회의에 올렸으며 집행 위원회는 최종적으로 승인하고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모범규정의 목적과 정의

펫보험 모범규정은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펫보험 상품을 위한 법적 틀을 제공, 공공복리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했다.

 

규정에는 용어의 정의, 보험 판매 관련 규칙, 주요 공시사항 등 보험 소비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장치들이 마련돼 있으며 미국 내 각 주는 내부 의사결정에 따라 해당 모범 규정을 적용 또는 수정 적용이 가능하다.

 

모범 규정에서는 펫보험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며 오해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용어에 대해 명료하게 정의하고 있다. 또 해당 용어의 정의를 보험사와 판매사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명기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주요 용어는 ▲만성 질환, 유전 질환, 선천성 기형 또는 장애, 기저 질환 등 보험금 지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종 질환 ▲수의사, 수의 비용 등 반려동물 치료와 관련된 용어 ▲면책기간, 갱신, 복지 프로그램 등이다.

 

또 보험사가 기저 질환, 유전 질환, 선천성 기형·장애, 만성 질환 중 하나 또는 이밖에 다른 사유로 보장을 제외하면 이를 반드시 소비자에게 안내해야 한다고 돼 있다.

 

또 면책기간, 자기부담금, 보험금 한도 등을 통해 보장 내용이 제한될 경우에도 설명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보장담보 종류와 내용, 보험금 결정 근거 등을 명료하게 알리고 보험증서를 받은 후 15일 이내 계약 취소 및 환불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전달하라고 했다.

 


 

▨계약 조건 및 복지프로그램

기저질환 사유로 보험금 지급 거절땐 보험사가 증명 책임

 

미국 펫보험 모범규준에는 계약의 성립에 대한 내용도 있다. 우선 보험사는 소비자에게 중요한 안내사항을 충실히 설명했다는 전제하에 한 개 또는 그이상의 기저 질환을 사유로 특정 보장 담보를 제외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기저 질환으로 인해 보험금 지급 거절 시 해당 기저 질환 증명의 책임은 보험사에게 있다. 또 보험사는 질병이나 이상 상태에 대한 면책기간 설정 시 해당 기간을 30일 이내로 제한해 적용할 수 있는데 이 때 상해사고 등 특정 사고로 인한 면책기간 설정은 금지돼 있다. 이어 보험사는 면책기간 설정 및 적용을 위해 의료 검진의 일부 항목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펫보험과 반려동물에 제공하는 복지프로그램에 대한 기준도 들어있다.

 

먼저 보험사는 복지 프로그램을 펫보험의 일부로 홍보하는 행위 및 펫보험 판매 시 복지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또 ▲복지 프로그램 판매 시에는 펫보험과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며 ▲복지 프로그램 구입이 펫보험 가입의 요구 조건이 될 수 없고 ▲복지 프로그램 구입 비용은 펫보험 가입 비용(보험료 등)과 구분돼 식별 가능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복지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용어와 조건 등은 펫보험의 용어와 반드시 구별되도록 하고 ▲복지 프로그램은 ‘보험이 아니라는 것’을 소비자에게 분명하게 해야 하며 ▲복지 프로그램을 통한 보장 서비스 등은 펫보험의 보장 담보와 중복돼서는 안된다고 규정했다.

 

모범규준에서는 펫보험을 판매할 수 있는 자격에 대해서도 명시했다.

 

우선 각 주별 판단에 맡기되 관련 판매 교육을 완료하기 전까지 펫보험을 판매할 수 없도록 했다. 또 보험사는 소속 판매자 또는 보험대리 판매자 등이 교육을 적절히 받았음을 보증해야 한다.

 

펫보험 판매자가 필수로 받아야 하는 교육은 ▲기저 질환(정의, 특성 등)과 보험계약 상 면책기간 ▲펫보험 계약과 (비보험) 복지 프로그램의 차이점 ▲유전 질환, 만성 질환, 선천성 기형 및 장애 등 발생 가능한 질환들과 보험계약과의 연관성(보험금 지급, 면책 사유 등) ▲보험요율, 언더라이팅, 계약 갱신, 기타 행정 처리 관련 사항 등이다. 

 


 

▨국내 펫보험시장은

활성화위한 법·제도적 잇단 마련 다양한 상품 출시 낙관적

 

▲손해보험사들은 펫보험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해 다양한 상 품을 출시하고 있다. 삼성화재가 최근 선보인 펫보험 신상품‘위풍댕댕’

 

펫보험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을 비롯해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10여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가입률은 2021년 기준 1% 미만으로 저조하지만 갈수록 펫보험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정책과제로 펫보험 활성화를 꼽았고 금융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법·제도적으로 시장성장의 걸림돌을 없애고 있어서다.

 

최근 농식품부는 반려동물 진료분야 주요정책 추진계획방안을 발표했다. 동물병원별 진료비를 비교해 합리적으로 병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연내 진료현황 조사설계 관련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전국 4900여개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진료 항목별 진료비, 산출근거, 진료횟수 등을 조사한다는 것이다.

 

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초 자치단체별로 최저·최고·평균·중간 비용 등을 분석한 후 내년 6월까지 농식품부 누리집 등에 게시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전국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 파악을 통해 장기적으로 통상 최저·최고가를 정하는 표준수가제 도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손보사들은 표준수가제가 도입되면 상품에 대한 요율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표준수가제가 시행되면 진료비가 동일해지면서 손해율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며 “이에 따라 저렴하고 다양한 내용을 보장하는 상품 출시가 잇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도 활성화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재 모색중인 갈래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반려인·반려동물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는 맞춤형 펫보험 출시다. 예를 들어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하나의 보험상품에 가입해 반려인은 상해·질병, 반려동물은 돌봄비용, 입원치료비 등을 함께 보장받는 방향이다.

 

두 번째는 보험가입을 비롯한 각종 서비스 등을 보다 쉽게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방안이다. 금융위는 되도록 연말까지는 가시적인 결과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재호 기자 jhlee@inswe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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