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에 고지의무수령권 부여 得보다 失 크다

보험사기로 연결 가능성 크고 법적지위 확보등 과제 산적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2/09/26 [00:00]

설계사에 고지의무수령권 부여 得보다 失 크다

보험사기로 연결 가능성 크고 법적지위 확보등 과제 산적

이재호 기자 | 입력 : 2022/09/26 [00:00]

 

  © 게티이미지뱅크


[보험신보 이재호 기자] 보험설계사에게 고지의무 수령권을 부여하자는 의견에 대해 보험사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보험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동일한 의견이 개진돼 금융감독원이 면밀히 분석한 결과에서도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이유로 백지화 했었다.

 

최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험 계약자의 고지 의무 위반으로 인한 보험금 부지급률이 지난 3년간 3배가량 늘어나는 등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보험가입 고지의무 절차를 개선해 소비자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측은 보험 계약자가 고지 의무를 위반하는 것은 주로 계약자가 보험사가 아닌 설계사에게만 구두로 알리거나 고지 의무 절차 등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사에게 고지의무 수령권을 부여하는 등 관련 프로세스 개선이 필요하지만 보험사들이 반대한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은 이에 대해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설계사 고지의무 수령권 부여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곳은 금융감독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설계사 고지의무 수령권 부여 의견이 처음 나온 것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다. 소비자가 보험에 가입한 이후 직업변경 등 중요한 사안을 담당 설계사에게 고지하더라도 보험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고지의무 위반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설계사 고지의무 수령권 부여방안에 대해 검토해달라는 요청이 국감에서 나왔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이 방안을 검토했지만 위험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하고 불가입장을 해당 국회의원실에 전달했다.

 

금감원은 우선 설계사가 자신의 영업실적을 위해 계약자의 질병·치료내역 등 고지사항을 보험사에 전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이를 예방·적발하기 위해서는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관련 사실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설계사에게 고지의무 수령권을 부여하는 의미가 사라진다고 했다. 

 

또 다른 문제는 보험사기 유발이다. 보험업 종사자의 보험사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설계사에게 고지의무 수령권을 부여하게 되면 보험금을 노리고 소비자와 공모한 뒤 중요 고지사안을 보험사에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설계사에게 사전고지의무 수령권을 부여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것이 금감원의 입장이었다.

 

이와 함께 법적지위도 해결해야 한다. 현행 보험업법상 설계사는 ‘보험사ㆍ보험대리점 또는 보험중개사에 소속돼 보험계약의 체결을 중개하는 자’로 명시돼 있다.

 

따라서 보험계약의 성립과 관련해서는 어떤 책임과 권한이 없기 때문에 설계사에게 고지의무 수령권을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상법도 개정해야 한다.

 

현행 상법에서는 보험계악자가 설계사에게만 중요한 사항을 고지한 경우 고지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설계사에게 고지의무 수령권을 부여한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도 가져가야 한다”며 “그러나 그동안 나온 방안은 수령권만 부여하는 것일 뿐 이에 대한 책임은 보험사가 지도록 하고 있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현재 올해 주요검사계획 중 하나인 부당한 보험금 부지급 및 계약해지를 엄단하기 위해 고지의무 제척기간 경과로 보험사의 계약해지가 불가능함에도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계약을 해지하고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현행 상법 제651조에 따르면 보험계약 당시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의 고지를 한 때에 보험사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 내, 계약체결일로부터는 3년 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inswee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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