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IFRS17‧K-ICS 도입에 앞서서

전현진 상무보 | 기사입력 2021/09/13 [00:00]

오피니언-IFRS17‧K-ICS 도입에 앞서서

전현진 상무보 | 입력 : 2021/09/13 [00:00]

오는 2023년부터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IFRS17과 새로운 지급여력제도인 K-ICS제도가 시행된다. 

 

제도 도입을 앞둔 보험사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 및 사업 전략을 마련하는데 분주하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계약시점의 원가에서 결산시점의 시가로 평가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으며 K-ICS은 자산, 부채의 시가 평가 및 보험 위험 등 위험 측정 방식의 정교화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새로운 제도의 도입으로 보험사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지만 고객 및 투자자 등에게는 보험사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기존보다 이해하기 쉽고 투명한 정보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 도입 과정에서 보험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의 공급이 줄어드는 등 많은 사람의 우려 사항이 있으며 그 중 하나가 국내 채권시장의 왜곡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금리 기간구조는 장기 불황 등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해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몇 년전부터 2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30년 만기 국고채 금리보다 유사하거나 높게 나타난다. 

 

그리고 20년 만기 국고채 발행 및 유통 물량은 10년 및 30년 만기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은 상황이다. 

 

이런 현상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현행 지급여력제도인 RBC제도상의 보험부채 금리민감도 측정 시 최대 잔존만기를 20년에서 30년으로 1차적으로 늘렸고 K-ICS 도입 이전 50년까지 늘리는 것으로 감독규정이 변경되면서 보험사들이 최근 몇 년간 초장기 국고채를 집중적으로 매입했기 때문이다. 

 

K-ICS 도입을 앞두고 금리로 인한 자본변동성 및 금리 위험을 축소하기 위해서 보험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향후 판매 상품의 만기를 줄여서 보험 부채의 만기를 서서히 줄이거나 현행 상품구조를 유지하면서 금리 수준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초장기 국고채를 지속적으로 매입 해야한다.

 

또 상품에 내재돼 있는 금리변동성에 대한 위험을 보험상품의 가격에 적정하게 반영해야 할 것이다. 

 

만약 상품 구조를 현재와 유사하게 가져가게 된다면 보험사들의 초장기 국채에 대한 강력한 수요로 인해 금리 기간구조는 지금과 유사하게 혹은 더 심하게 우하향하게 되는 구조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금리 기간구조는 보험사 재무 구조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 평가 할인율은 시장에서 관찰가능한 채권의 만기를 20년으로 제시하고 있고 그 이후 구간은 장기 선도이자율(UFR: Ultimate Forward Rate)을 이용해 산출한다.

 

이렇게 산출된 할인율은 유동성 프리미엄을 제외하더라도 자본시장에서 보험사가 직접 매입한 채권의 수익률과 상당한 괴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다 보니 현재 시점에서 동일 만기의 자산, 부채의 공정가치가 동일하더라도 1년 후에는 부채의 공정가치가 자산의 공정가치보다 크게 산출돼 보험사 손익 관리의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금리 파생상품, 재보험 등 보험부채에 대한 금리위험 헷지 방안이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자본 시장에서는 낯선 상품이다. 

 

유럽 등 선진국 자본시장에서는 100년 만기 지방채 및 초장기 신용 채권이 유통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국고채 및 일부 공사채를 제외하고는 유통 및 발행이 활발하지 못한 상태다. 

 

비록 IFRS17 및 K-ICS 도입이 최초 원안보다 몇 년이 늦춰져서 이에 대한 대응기간이 있긴 했지만 현행 제도와 IFRS17 및 K-ICS 제도 사이에 중간의 역할을 하는 제도가 있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현진 KDB생명 위험관리책임자 겸 선임계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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