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IT공룡들의 보험시장 진출 어떤 변화 올까

-현명한 FP에게는 예전보다 더 많은 기회가

정성훈 박사 | 기사입력 2021/02/22 [00:00]

오피니언-IT공룡들의 보험시장 진출 어떤 변화 올까

-현명한 FP에게는 예전보다 더 많은 기회가

정성훈 박사 | 입력 : 2021/02/22 [00:00]

 카카오, 네이버 그리고 토스까지 보험시장에 상륙했다. 토스는 GA 형태로 가닥을 잡았다. 비대면 뿐만 아니라 원하는 경우 대면 FP를 연결시켜 보험을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수당제가 아니라 월급제 FP를 선발한다. 일부 수당제 FP들이 리모델링이라는 명목으로 기존 보험을 깨고 신규 판매에만 치중하기 때문이다. 

 

고객보다는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텐센트 모델을 따라 각각 종합금융회사를 세우고 플랫폼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대 교수인 벤캇 벤카트라만(Venkat Venkatraman)은 저서 ‘디지털 매트릭스’에서 2025년이면 디지털화가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깊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덧붙여 디지털화가 되지 않을 분야는 단 한 군데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의 메시지는 선명하다.

 

“디지털에 더 깊이 들어가라. 디지털에 발만 담그지 말고 디지털 전략으로 들어가라.”

 

디지털 부서와 모바일 앱을 만드는 단편적인 일에 머물지 말고 비즈니스 모델과 조직 구조, 프로세스, 보상 체계를 모두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모든 산업에서 디지털이 일으키는 변화는 크게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경계에서의 실험이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가 빈집 공유를 시작하는 단계다. 

 

2단계는 핵심에서의 충돌이다. 디지털 시대의 원칙과 산업 시대의 전통적 관행이 정면충돌하는 단계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전자상거래가 월마트를 위협하는 단계다. 

 

3단계는 뿌리의 재창조다. 디지털이 주류가 돼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디지털화되고 모든 회사가 사실상 디지털 기업이 되는 단계다.

 

이런 ‘디지털 매트릭스’를 토대로 보험업계의 디지털 수준을 평가해 보면 다음과 같다. 1단계에서는 스타트업이 기존 틀에 도전하는 사업들을 시도해 본다. 대다수는 실패하지만 아주 일부는 살아남는다. 

 

2단계에서는 살아남은 스타트업을 IT공룡이 인수하여 업계에 진출한다. 의미 있는 규모는 아니더라도 기존 기업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마지막 3단계는 디지털의 주도하에 새로운 업종이 생겨나고 기존의 업(業)을 완전히 대체해 버린다.

 

필자는 현재 우리나라 보험시장이 디지털 매트릭스의 2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가 GA를 설립하거나 보험사와 합작을 통해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자동인수심사, 챗봇, AI 보험사기 조사 같은 기술이 살아남았고 보맵처럼 보장 분석 서비스와 설계사를 매칭하는 서비스가 몇몇 회사와 제휴 중이다. 

 

이들 중 일부는 카카오 같은 IT공룡들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며 맞춤형 상품 공급이 가능한 형태로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을 제외하면 디지털 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보험은 디지털에서 안전지대라고 주장한다면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당장은 디지털 손보사 형태로 상해보험, 여행자보험, 펫보험 같은 단기상품이나 미끼상품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플랫폼을 기반으로 보장설계분석을 하고 최저가로 보험료를 제시하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기존 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어쩌면 지금이 IT공룡들의 보험시장 진출에 대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왜냐하면 3단계는 보험이 다른 산업과 융합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로 탈바꿈하고 기존의 산업은 큰 타격을 입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눈에 띄는 세일즈 실적이 없고 단순한 상품만 터치하고 있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듯 시장을 잠식하고 표준을 바꿔 나갈 것이다. 

 

마침내는 IT공룡들 아래로 기존 기업들이 재편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시대 흐름을 거스를 수 있을까?

 

여기에 계속 인상된 수수료와 적용 이율 인하로 높아진 보험료 때문에 소비자 불만은 팽배해졌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원수사와 GA 간의 힘겨루기 등으로 더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더 이상 자정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까지 많은 보험사가 디지털이 미래라고 외치며 뛰어들었지만 부끄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그렇다면 지금의 전속 설계사, GA 혹은 방카슈랑스 채널이 고객에게 만족을 주고 있을까?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만약 어떤 계기가 주어진다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질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상황에서 FP들은 어떤 생존전략을 준비해야 할까?

 

첫째, 전문성이다. 대표적으로 VIP 시장 공략, 보상을 활용한 보험 판매, 가족력과 연관된 교육, 헬스케어 전문화 등이 될 수 있다. 또 하나는 코칭형 상담으로의 전환이다. 

 

코칭의 본질은 답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고객이 보험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코칭형 상담 방식은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이해하는 방법이다. 

둘째, 보유 고객 중심의 영업력 향상이다. 기존 FP들은 이미 상당한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시에 단점도 존재한다. 

 

보유 고객의 20%가 전체 신계약의 80%를 점유할 만큼 기존 고객 80%의 충성도를 얻지 못하고 있다. 언제까지 새로운 고객만 찾아 나설 것인가? 잠자고 있는 80% 고객을 다시 돌아보자. 

 

마지막으로 신채널과의 협업이다. 새로운 채널을 경쟁 상대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협업은 오히려 새로운 고객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여전히 한 명의 고객이 필요로 하는 보험 컨설팅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FP 또한 고객을 위해 준비해 줄 수 있는 상품이 매우 다양해졌다. 문제는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접점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FP도 이를 인정하고 동시에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묘수는 없다. 

 

정성훈 CFP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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