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일기-‘믿음은 곧 운명이 된다’<1>

“고객을 잡을수 있는 그 어떤 말도 생각나지 않았다”

박은주 FC | 기사입력 2020/03/23 [00:00]

영업일기-‘믿음은 곧 운명이 된다’<1>

“고객을 잡을수 있는 그 어떤 말도 생각나지 않았다”

박은주 FC | 입력 : 2020/03/23 [00:00]


◆참담한 결과
=‘네 믿음은 네 생각이 된다, 네 말은 네 행동이 된다, 네 행동은 네 습관이 된다, 네 습관은 네 가치가 된다, 네 가치는 네 운명이 된다’

 

마하트마 간디의 유명한 명언이다. 평소 영업을 하면서 힘들 때마다 되새기는 말이다. 타협하지 않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고객의 상황을 이해하고 분석해서 내가 내린 결론에는 믿음을 갖고 고객을 설득하겠다는 굳건한 내 기준이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초짜 시절, 보험에 대해 스스로도 아직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던 그 때 친한 친구가 아이를 낳아 태아보험을 부탁받았다. 나름 어깨너머로 봤던 내용들을 가지고 친구의 아이를 위한 설계를 했고 가입을 시켰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차이점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당시 어린이보험이면 다 같은 거라고 생각했었다. 또 친구가 당시 좀 형편이 어려웠음을 알고 있었지만 뭐가 됐든 보험만 들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나는 그 친구에게 아직도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관점의 차이는 있지만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실손을 포함한 기본적인 실비를 다루는 상품인데 진단금만 넣고 30~40대 가장이나 들법한 내용으로 설계를 했으니 보험료는 비싸고 받을 수 있는 보장은 없었다.

 

아이가 잔병치레로 아플 때마다 가입한 보험에서 뭐 좀 나오는 것이 없냐는 친구의 연락이 이어졌고 주변 사람들에 비해 아이의 보험이 보험료가 좀 비싼 것 같다는 말까지 듣게 되자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했다.

 

잘 모르면 모르는 대로 물어보고 확인했어야 했는데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생각했던 결과였기에 더 할 말도 없었다. 그 날 이후 상품에 대한 스스로의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고 내 생각과 기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마음 덕분에 어쩌면 처음 해보는 ‘영업’ 일이었지만 큰 어려움 없이 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슬럼프=물론 나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1년, 2년 여러 해를 지내다 보니 내 생각만이 정답이 아닌 경우가 있어도 고집을 부리는 일이 많아졌다. 고객들이 이미 다른 곳에서 가입한 상품이거나 타인에게 제안 받는 상품은 무조건 평가절하 하는 일이 잦아졌다.

 

고객을 생각하면서도 ‘나’를 놓지 않다보니 엉뚱한 답을 내놓는 일도 생겼다. 그래도 다시 한 번 나를 처음 같은 마음으로 돌아오게 해준 계기가 생겼다.

 

타인모집 계약을 수금 관리하던 일이 있었다. 내가 배정 받은 고객들에게 그래도 열심히 DM도 보내고 전화도 종종 하던 중 어떤 계약자로부터 건강보험을 들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다. 만남을 약속하고 기존에 타사에 가입한 상품 내용들을 전해 받았다.

 

어느 정도 ‘영업’을 한다고 꽤 인정도 받고 있던 시기라 고객의 보험을 ‘분석’하지 않고 ‘단점’이 무엇인지만 찾기 위해 몰두했다. 누가 모집을 했고 어떤 마음이었을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옳고 나 말고는 틀린 거라고 생각했다. 그 누구도 나와 견줄 수는 없었다. 그게 회사라고 할지라도 내가 더 먼저였다.

 

“OOO고객님께서는 건강보험 쪽으로는 보장이 전무한 상태이고 상해 쪽만 중복이 되어 있으세요. 보장기간 또한 아주 짧고 보험료는 비교적 높은 편이라 아쉬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당연히 나에게 앞으로의 상품 설계를 맡기고 내 말을 믿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고객의 반응은 예상과는 딴 판이었다.

 

“아니 그런 설명은 가입하기 전에 미리 얘기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럼 전에도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 이런 상황을 계속 가져간 겁니까? 어떻게 매번 FC라는 사람들이 지금은 잘못됐으니 다시 들어야 된다는 말만 합니까? 그게 보험회사에서 할 일입니까? 당신네 회사는 신뢰가 안가네요. 더 들고 싶지도 않네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이 고객에게 나라는 사람이 대수였겠는가. 그저 같은 회사에 소속된 FC일 뿐. 아는 지인들이나 또는 그 사람들에게 소개받는 고객에게나 잘난 척하며 아는 척하는 사람이었을 뿐이었다.

 

회사 전체의 이미지만 깎아내리는 상황이었다. 화가 나서 일어나려는 고객을 잡을 수 있는 그 어떤 말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그 고객을 그 날 놓치고 말았다.

 

◆결국은 진심=집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다시 돌아보았다. 어줍잖은 지식을 바탕으로 내가 그 사람들보다 조금 더 안다고 해서 내가 정답일 수도 없거니와 그동안 왜 나만 옳다고 생각했을까 후회가 밀려왔다.

 

영업이라는 것이 아는 척으로 홀리는 것이 아닌 열정과 신뢰를 보이고 마음을 얻어야 된다는 그 기본적인 자세를 잊고 있었다. 단순히 업적만을 위한 영업상대로 고객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고객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빨리 내 할 말만 하려는 습관이 독이 되어 돌아왔다.

 

다음날 그 고객에게 전화를 다시 해봤다. 두 번 정도 해봤지만 그 고객은 받지 않았다. 그래서 진심을 담아 문자를 보냈다.

 

‘저 때문에 기분이 상하신 것 같아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상품 가입을 권유할 마음은 정말 없습니다 제가 지금 고객님의 현재 가입하고 계신 상품들의 보장 상태만 분석해서 보내 드리겠습니다 이 내용을 토대로 다른 회사 상품을 가입하시더라도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분석한 내용을 한 장 한 장 보내려던 찰나 전화가 왔다.

 

“봐도 잘 못 알아볼 것 같은데 시간 되면 한 번 와서 다시 설명해주소.”

결국은 ‘진심’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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